괌의 11월|만령절·재향군인의 날·추수감사절과 연이은 마을 축제

11월은 공휴일이 3개나 겹치는, 1년 중 가장 진한 달
괌의 관공서 캘린더를 1월부터 살펴보면 공휴일이 하나도 없는 달이 2월·4월·6월·8월·10월로 다섯 달이나 되는 반면, 11월만은 사정이 완전히 다릅니다. 만령절(11월 2일), 재향군인의 날(11월 11일), 추수감사절(2026년은 11월 26일)까지, 한 달 사이에 무려 3개의 공휴일이 몰려 있습니다. 괌의 연간 캘린더 중에서도 11월은 가장 공휴일이 많은 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공휴일은 단순히 숫자가 많다는 것을 넘어, 각각 괌이라는 섬의 서로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만령절은 차모로 사람들에게 깊이 뿌리내린 가톨릭 신앙을, 재향군인의 날은 미군 기지와 함께 걸어온 섬의 역사를, 그리고 추수감사절은 미국 준주로서의 삶에 뿌리를 둔 행사를 각각 대표합니다. 신앙·군대·미국 문화라는 세 측면을 한 달 안에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달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만령절(All Souls' Day) ― 괌만의 특별한 무게

11월 1일은 가톨릭 교회력으로 '모든 성인의 날(All Saints' Day)'에 해당합니다. 전 세계 교회와 마찬가지로 괌에서도 많은 교구에서 미사가 열리며, 다음 날 만령절을 맞이하는 준비의 날이 됩니다.
그리고 11월 2일 '만령절(All Souls' Day)'이야말로 괌에서 1년 중 특히 무게감 있는 날입니다. 이날 섬 전역의 가족들이 묘지를 찾아 꽃· 십자가·깃발·바람개비·묵주·고인의 사진 등으로 묘비를 정성스럽게 장식하고 청소한 뒤 미사에 참석합니다. 공립·가톨릭계 학교, 행정 기관, 많은 기업이 이날 휴무에 들어가며 섬 전체가 고인을 추모하는 하루가 됩니다.
왜 괌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가
만령절 자체는 가톨릭 세계 공통의 기념일로, 미국 본토를 포함한 많은 지역에서는 비교적 작은 행사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괌은 사정이 다릅니다. 고대 차모로 사람들이 조상을 공경하는 전통을 지니고 있었던 점과, 차모로 문화에서 가족의 유대가 극히 중시되어 온 점이 결합되어 만령절은 유독 큰 의미를 지니는 날이 되었습니다. 괌의 역사학자들은 "미국 내에서 이 정도의 전통을 지닌 곳은 괌뿐"이라고 말할 정도로, 섬 주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연중행사 중 하나입니다.
재향군인의 날(Veterans Day) ― 미군과 함께하는 섬

11월 11일 '재향군인의 날'은 1918년 제1차 세계대전이 종결된 날을 기점으로 하는 미국 전역의 공휴일입니다. 기지가 많은 괌에서는 이날이 본토보다 훨씬 가깝게 느껴지는 의미를 지닙니다.
매년 괌에서는 이파오 비치 파크(정식 명칭 가버너 조지프 플로레스 기념공원) 등에서 기념식이 열리며, 육해공군·해병대 등 각 군에서 모인 컬러가드가 국가 연주에 맞춰 국기를 게양합니다. 2025년 기념식에서는 전직 주 방위군 원사가 기념 연설을 맡았고, 많은 군 관계자와 재향군인, 그 가족들이 참석했습니다.
괌은 인구 대비 입대율이 미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히며, 주민 8명 중 1명이 어떤 형태로든 군 복무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도 전해집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경험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괌 사람들의 애국심은 실제 전쟁 체험을 통해 형성되어 왔습니다. 재향군인의 날은 이러한 역사와, 지금도 군대와 함께하는 섬의 일상을 새삼 실감하는 하루입니다.
추수감사절(Thanksgiving) ― 괌 스타일의 만찬

2026년 추수감사절은 11월 넷째 목요일인 11월 26일(목) 입니다. 괌은 미국 준주이기 때문에 본토와 마찬가지로 이날이 공휴일입니다. 다만 식탁에 오르는 음식은 본토의 전통적인 칠면조 디너에 그치지 않습니다.
괌의 추수감사절에는 칠면조와 함께, 레몬즙·소금·간 코코넛·고추로 무친 '치킨 켈라구엔', 아치오테(아나토)로 색을 낸 '레드라이스' 같은 차모로 요리, 통돼지 바비큐, 로스트비프, 바비큐 치킨 등 섬에 사는 다양한 뿌리를 가진 사람들의 음식 문화가 한자리에 모이는 풍성한 가족 식탁이 펼쳐집니다. 신앙과 가족의 유대를 소중히 여기는 차모로 문화답게, 추수감사절 역시 친척들이 한데 모이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월말에 이틀 연속 열리는 마을 축제, 타무닝과 아가냐하이츠

추수감사절이 지난 주말, 괌 중부에서는 마을 축제가 이틀 연속으로 열립니다. 10월 남부 우마탁 마을에서 산 디오니시오 피에스타가 열렸던 것처럼, 11월 말에는 중부의 마을들이 주인공이 됩니다.
타무닝의 피에스타(11월 27일)
2026년 11월 27일 오후 6시, 타무닝의 세인트 앤서니 가톨릭 교회 부지 내에 있는 '기적의 메달의 성모' 경당(507 Chalan San Antonio, Tamuning, Guam 96913)을 중심으로 '누에스트라 세뇨라 데 라 메달라 밀라그로사(기적의 메달의 성모)' 피에스타가 열립니다. 저녁 행렬에 이어 마을 전체가 함께하는 식사 자리가 마련되며, 차모로 요리와 필리핀 요리가 어우러진 음식이 제공되는, 신앙과 교류를 나누는 정겨운 축제입니다.
아가냐하이츠의 피에스타(11월 28일)
다음 날인 11월 28일 오후 4시 30분부터는 아가냐하이츠의 '아워 레이디 오브 더 블레스드 새크러먼트 가톨릭 교회'(135 Chalan Guma Yu'us, Agana Heights, Guam 96910)에서 '누에스트라 세뇨라 데 로스 산토스 사크라멘토스(성체의 성모)' 피에스타가 열립니다. 성모상을 든 행렬이 교회 주변을 돈 뒤, 전통 차모로 요리를 나누는 잔치가 이어집니다.
아가냐하이츠는 예전에 '투투한'으로 불렸으며,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주로 수도 하갓냐 주민들의 농지였습니다. 전쟁으로 하갓냐가 파괴되어 출입이 제한되면서 갈 곳을 잃은 사람들이 이 고지대로 이주해 왔고, 마을로서 크게 발전했다는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추수감사절에서 피에스타로 이어지는 월말은 가족과 신앙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괌다움이 응축된 며칠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피에스타 개최 시간·세부 내용은 해마다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 괌관광청 공식 사이트에서도 최신 정보를 확인해 주세요.
11월의 기후와 렌터카 이용 시 주의점

11월의 괌은 아직 우기에 속해 있습니다. 평균 기온은 27~31도 안팎으로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며, 월 강수량은 대략 190~260mm, 한 달 중 20일 전후는 어떤 형태로든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습도도 85~90% 정도로 높아 무더위를 느끼기 쉬운 시기입니다.
11월도 NWS Guam 장기 통계에서 열대저기압 접근이 많이 집중되는 8~11월 구간에 포함됩니다. 10월보다 활동이 줄어드는 경향은 있지만 11월에도 접근 기록이 있으므로 건기로 넘어가는 시기에도 최신 예보를 확인하세요.
렌터카로 이동할 때는 다음 사항을 유의하면 좋습니다.
- 출발 전 일기예보·태풍 정보를 반드시 확인하기
- 갑작스러운 비로 시야가 나빠지기 쉬우니 평소보다 차간 거리를 넉넉히 두기
- 만령절(11/2)이나 공휴일에는 묘지·교회 주변 도로가 혼잡해지기 쉬우니 시간 여유를 두고 이동하기
- 피에스타 기간에는 행사장 주변 주차 공간이 제한적이니 일찍 도착하도록 하기
11월에 괌을 방문한다면, 렌터카는 미리 비교를
공휴일이 3개나 겹치는 11월은 섬 전체에서 사람들의 이동이 활발해지는 달이기도 합니다. 특히 추수감사절 주말부터 월말 타무닝· 아가냐하이츠 피에스타에 이르기까지는 가족 모임과 지역 행사로 차량 수요가 높아지기 쉽습니다. 요금·차종을 미리 비교하고 여유 있게 예약해 두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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